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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休)지 못하는 휴(休)학생들

쉬(休)지 못하는 휴(休)학생들

휴학생 백만 시대다. 「2013 교육통계 연보」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 휴학생이 100만여 명으로 전체 대학생의 29.2%이다. 휴학생 수가 신입생 수와 맞먹는 대학교도 있다. 학생도, 청년도 아닌 ‘휴학생‘이라는 새로운 집단이 생겼다는 말이 이상할 게 없다. 때문에 한 학기도 휴학하지 않고 4년을 연속해서 재학 후 졸업하는 이른바 ‘스트레이트 졸업생’은 찾기 힘들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대학생들이 휴학을 선택하는 걸까? 그리고 그들은 얼마나 강요된 휴가를 하는걸까?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통계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휴학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휴학 이유의 과반수인 50.8%가 ‘군복무’다. 그 다음 32.3%가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고 6.0%가 등록금 및 생활비 마련를 위한 경제적 이유 때문이며, 4.8%는 심리적, 정신적, 재충전 즉, ‘휴식’을 위한 휴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이유로 휴학하게 되는 대학생들은 남학생이 평균 28개월, 여학생이 평균 16개월 간 휴학을 한다(2013 통계청)
 
 
제발 군대 좀 가게 해 주세요 ?!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대학 재학 중 군입대를 한다. 군입대 시기를 잘 조절하면 휴학 기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입대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군별 기간별 특정 모집 단위에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높아졌다. 일례로 복무환경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공군의 경우 복무기간이 25개월이기에 입대 시기가 1월~2월, 7월~8월에 지원자가 가장 많이 몰린다. 이 시기에 병무청 홈페이지에는 모집 기간마다 입영 신청자가 폭주하고, 게시판에는 군 입대 지연에 대한 불만사항이 끊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군대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다. 휴학 기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입대 지원자들 중엔 군복무 신청도 ‘재수’하며, 원하지 않지만 경쟁이 덜한 곳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2014
1일 인천경기지방병무청에 따르면 병무청은 지난해 12월11일부터 23일까지 올해 2~5월 입영을 희망하는 현역병 입영대상자들의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입대 대상자를 결정했다.
이에 2~5월 입대 선발인원 5천194명에 2만470명이 신청, 3.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신청자들의 선발 탈락이 속출했다.
시기별로는 2월이 선발인원 1천839명에 9천130명이 지원하며 5대 1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고, 3월 4.5대 1, 4월 2.8대 1, 5월 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취업을 위해 ‘스펙’ 쌓는 시간

군입대를 위한 휴학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대학생이 휴학하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준비에 필요한 ‘스펙’ 쌓기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13 신입사원채용실태조사」 에 따르면, 2013년 신입사원의 평균 연령은 28.4세, 학점은 3.57, 토익성적은 703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은 학기 중에는 학점관리를 하고, 방학에는 어학점수, 자격증 등 ‘스펙’을 갖추기에 바쁘다. 기업은 ‘스펙’의 최소 기준을 가지고 지원자들을 걸러내거나 면접에 활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주변에서 얘기하거나 자신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스펙’을 갖추지 못하는 것을 큰 문제로 인식하고, 졸업을 미루어 학생신분을 유지하면서까지 스펙을 쌓으려고 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좁은 취업 관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휴학하고 쉬기는커녕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생활하는 것이다. 휴학 없이 대학을 다닌다면 남성은 25세, 여성은 23세에 졸업하여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을 한다. 하지만 대기업 신입사원의 평균 연령 28.4세는 취업의 고된 길을 보여주는 지표다.

 
/*휴학이 늘면서 휴학생 자녀를 뒷바라지하는 부모 세대의 부담도 커졌다. 10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국 휴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휴학 기간의 비용 충당 방법’을 물어본 결과 절반가량(44%)이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는다’ 부모님께서 ‘언제 졸업해 돈버느냐’고 해 죄송하지만, 고생하는 부모님을 편히 모시기 위해서라도 좋은 회사에 들어가야 하고 그러려면 휴학을 하고 스펙을 쌓아야 한다*/
 
 
학비에 대한 부담과 생활비 마련

돈 걱정 없이 ‘스펙’ 쌓기에만 몰두할 수 있는 휴학생들은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다. 형편이 좋지 않은 대학생들은 등록금 마련 및 생활비 충당 등의 경제적인 이유로 돈을 벌기 위해 학교 밖으로 나간다.
「2013년 전국대학생 실태백서」에 따르면, 4년제 대학 기준 한 학기 등록금이 300~400만원인 곳이 35.7%로 가장 많았다. 2014년 시간당 최저임금 5,210원을 기준으로 하면 한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 평균 8시간씩 풀타임으로 일할 경우 세 달 이상이 소요된다. 즉, 한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거의 한 학기 동안 돈을 벌어야 하는 셈이다. 매번 등록금 마련을 위해 휴학을 해서 돈을 벌 수는 없다. 학자금 대출 제도는 휴학 하지 않고 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로 대학생의 3명 중 1명(37.3%)이 이 제도를 이용했다.(2013년 전국대학생 실태백서) 돈을 벌 시간적 여유가 없어 빚을 내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대학생의 휴학이 모두 우울한 현실만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여행을 하거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대학생들도 많다. 하지만 오랜 휴학으로 인한 대학생들의 늦어진 사회진출이 결혼과 출산의 연기로 이어지고, 사회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많다. 휴학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연간 11조원에 이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렇게 사회적 문제로까지 불거지는 대학생의 삶의 무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있을까?
 
 
/*[인터뷰] 김석호 /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휴학생 문제는)우리나라 생산 가능 인구나 소비 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요. 이는 다시 취업하기 어려운 구조, 좋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생각됩니다."
노동시장으로의 젊은이들의 유입이 늦어지고 결국 결혼과 출산이 연기되고 사회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
휴학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연간 11조원. 우리나라 1년치 일자리예산 10조원을 넘는 규모입니다.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1/06/2013010601043.html
*/
 

 

 

데이터 출처

  • 병무청
  • 통계청
    고용률
  • 교육통계
    연보
  • 한국경영자
    총협회
  • 청년정책연구센터
    전국대학생실태백서
  • 한국
    직업능력
    개발원

태그

휴학생,인턴,등록금,대학생,취업준비,취집,백조,백수,데이터 스토리텔링,스펙,서포터즈,토익,취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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