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전문점, 개업하면, 3년 안에 망한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속 주인공의 ‘치맥’ 타령, 너무나 경외하는 마음에 이를 신격화한 ‘치느님’, 하다못해 기독교의 ‘아멘’과 합성한 ‘치멘’까지…
“형님, 동생, 언니, 오빠, 친구, 동서, 사돈까지…”
치킨의 인기와 더불어 치킨 전문점은 매력적인 창업아이템으로 각광받아 왔다. 초기 투자비용이 비교적 적고 진입장벽이 낮아 이와 관련된 경험이 없어도 쉽게 창업이 가능하다. 더구나,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 사업의 발달로 창업 방식의 선택지가 다양해졌고, 가맹계약을 통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2006년까지만 해도 22000여 개였던 치킨전문점이 2013년 이후 33000여 개까지 늘어났고, 안전행정부 전자정보국의 통닭(치킨)전문점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전국에 33192개의 치킨전문점이 영업 중이다.(2014년 3월 31일 기준)
요즘 직장인, 심지어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일하다가 은퇴하면 치킨이나 튀겨야지’라는 말을 농담처럼 하기도 한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총 5144개의 치킨전문점이 영업 중이며 이는 면적 605.25㎢의 서울에서는 반경 1km에 8개 이상의 치킨 전문점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어요”
치킨 전문점 사업체 수의 증가와 함께 치킨전문점의 매출액 역시 꾸준히 증가해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은 2006년 1조 5천 억원 정도에서 2012년에는 2조 6천억 원으로 50% 가까이 늘었고, 따라서 사업체당 매출액도 6천 5백 만원에서 8천 5백 만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오른 것이 매출액뿐 만은 아니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2006년 대비 2012년 치킨전문점의 임대료는 약 2배, 재료비, 관리비 등의 기타 경비는 약 2배, 인건비는 약 4배 이상 올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영업을 위한 지출비용도 매출액과 함께 올랐기 때문에 치킨전문점주는 치킨을 더 많이 팔아도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실제로 매출에서 비용을 제한 영업소득은 6년 새 2천 4백 만원에서 2천 만원까지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치킨 전문점 종사자들은 치킨의 수요 특성상 심야시간 및 주말과 휴일에 쉬지도 못하고 더 바쁘게 일한다. 그럼에도, 그에 비해 적은 수익에 더 힘이 빠진다고 한다.
폐업한 치킨전문점의 통계를 살펴보면 치킨전문점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전국 56000여 개 치킨전문점 중 절반이 문을 닫았고, 폐업 업체 중 절반은 개업한 지 3년 안에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나가는 치킨 전문점 사업, 왜 이렇게 쉽게 망하는 걸까?
치킨 전문점 창업 열풍은 2003년이 한 해 신규 개업점 4228곳으로 최고로 나타났으며 그 이후로 치킨 전문점 개업수는 매년 3~4천 곳이 새로 생겨났다. 특히 2010년의 경우 올해와 마찬가지로 동계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의 특수에 대한 기대로 치킨 전문점 사업에 붐이 일었으나 경쟁이 치열해지자 손해를 보는 매장이 하나 둘 늘어 문을 닫게 되고, 특수가 끝나자 남은 사업자들 역시 수요 감소를 감당하지 못했다.
치킨 전문점의 퇴출비율이 2009년까지는 10%대였다가 2010년 이후 20%를 넘어서면서 불안정한 치킨 전문점 사업을 대변하고 있다.
지난 해 최근 미국의 유력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도 현재 현재 50~60대인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 상당수가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치킨 전문점이나 피자 전문점을 열고 있으며, 한국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음식점이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한국의 가계부채는 자그마치 1000조를 넘어서는 막대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치킨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치킨 전문점. ‘특별한 기술 없이 쉽게 가게를 낼 수 있다’, ‘안정된 노후를 보장해주겠다’라는 이유로 치킨 전문점을 시작하는 것 보다, 노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Data source
- 통계청
- 한국물가협회
- 한국
정보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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