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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 설, 즐겁지 못한 세 사람의 이야기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우리언니 저고리 노랑저고리, 우리동생 저고리 색동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하시고, 우리들의 절 받기 좋아하셔요 (동요 즐거운 설날)


누구나 어렸을 적 한번쯤 따라 불러 보았을 노래다. 민족의 대 명절인 설날은 새해를 맞아 온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나누어 먹는 즐거운 명절이었다. 하지만 최근 ‘명절 증후군’, ‘명절 스트레스’ 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명절은 주부는 물론 가족구성원들에게 일 년 중 가장 부담이 되는 날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즐겁고 반가워야 할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아이고..허리야”주부 이 모 씨의 한숨
서울에 사는 40대 주부 이 모 씨는 다가오는 설날이 두렵다고 하소연한다. 높이 치솟은 물가로 한국물가협회 4인기준 설 차례 상 예상 비용은 187,710원을 기록, 이는 20년 전인 1994년87,400원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차례를 지내는 큰 집에 비용을 챙겨드리는 이 씨는 늘어가는 부담에 연초부터 근심이다. 뿐만 아니라 부모님 용돈, 조카들 세뱃돈에 들 지출까지 생각하면 가벼워질 지갑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시댁에 도착해서도 전부치기, 과일 깎기, 설거지 등의 육체적 가사노동은 물론 시댁 식구 눈치 보기에 심리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올 것이 뻔하다. 오죽하면 유통업계에서는 명절이 끝나면 이렇게 스트레스 잔뜩 쌓인 주부를 겨냥하여 ‘힐링’상품을 내놓는 웃지 못 할 광경이 펼쳐진다.
 
“아이고..다리야” 남편 최 모 씨의 고충
명절 증후군 까지는 아니지만 이 모 씨의 남편 역시 명절이 되면 고향인 부산 귀성, 귀경길을 장거리 운전할 생각에 온몸에 기운이 쭉쭉 빠진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도로공사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명절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귀성, 귀경 최대 소요 시간이 10년 째 8시간 30분 수준이기 때문이다. 광주, 대전 등 다른 지역은 고속도로 개통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실정이기는 하다. 그러나 설 연휴 고속도로 교통량은 10년 새 600만대 수준에서 이제는 800만 대를 돌파했고, 이는 평소의 교통량의 2배에 달한다. 2009년이나 2012년의 폭설은 교통량이 적음에도 사고, 고립 등의 피해로 이어진 바 있었다.
 
“아이고..머리야” 취준생 김 모 씨의 설움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비단 이 모씨 부부와 같은 중년층만은 아니다. 어른들께서는 스펙경쟁에도 불구하고 귀성한 학생들에게 덕담 아닌 덕담을 하신다. 미혼남녀는 ‘만나는 사람 없니, 이제 결혼해야지’, 구직자들은 ‘아직 취업 못 했니, 누구는 대기업에 취업했다던데.’ 학생들은 ‘공부는 잘 하니’ 등의 말씀을 견뎌야 한다. 특히 친척과의 비교는 관심이 아닌 부담으로 느껴진다고 한다.
통계청에서는 평균 초혼 연령이 남녀 모두 2003년 각각 30세, 27세였던 것이 2012년에는 32세,
29세로 2년씩 늘어난 것으로 조사했다. 예전보다 설을 두 번은 더 지내야 결혼에 대한 잔소리를 더 들어야 하는 것이다. 청년층(20~29세) 고용률 역시 2004년 61%였던 것이 2013년에는 56%까지 5%나 하락하여 녹록하지 않은 취업의 벽을 실감하게 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가족들이 모인 자리가 부담스러워 하기 시작한다면 머지않아 당신도 위 세 사람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식구들을 만나는 것이 기쁨이 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민족 대 명절 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설렘을 가득 안고 웃음, 따뜻함, 위로가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관련 차트

    데이터 출처

    • 한국물가협회
    • 통계청
      고용률
    • 통계청
      평균초혼연령
    • 한국
      도로교통
      공단

    태그

    떡국,데이터 스토리텔링,고부갈등,설날,민족대이동,명절스트레스,취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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