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이돌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가장 각광받는 직업이자, 어원 그대로 우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아이돌들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의 교육이다. 아무리 바쁜 아이돌이라고 해도 때로는 짙은 무대 화장을 지우고 평범한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뉴스젤리는 지난 '아이돌, 학교에 가다 1화 - 숫자로 보는 아이돌 고등학교'편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고등학교 학력을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대학, 대학원 학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였다. 이번 조사는 위키피디아에 존재하는 아이돌 그룹 명단에서 개인 페이지를 가진 총 656명(남 329, 여 318)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였다.

1. 아이돌, 대학 캠퍼스에 가다!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에게 대학은 힘든 입시를 떠오르게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캠퍼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작으로서의 설렘을 주기도 한다. 아이돌들 역시 대학 진학에 대한 설렘을 갖고 있을터. 그렇다면 아이돌이 다니고 있는 대학교는 어디일까?

 뉴스젤리의 데이터 분석결과,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돌은 656명 중 392명으로 아이돌들이 선호하는 대학은 생각보다 뚜렷한데, 특히 경희대 재학비율이 독보적이다. 경희사이버대학까지 포함하면 무려 50명이 넘는 아이돌이 경희대에 입학했다. 그 외의 경우 여대나 방송활동과 병행이 유리한 사이버 대학 등이 인기가 많았다.

 아이돌이 입학한 대학의 학과별 순위를 살펴 보면 방송연예학과, 연극영화학과, 실용음악학과 등 방송활동에 도움이 되는 학과가 인기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각 과별로 대표적인 아이돌을 살펴보면 우선, 방송연예학과를 다니는 대표적인 아이돌은 걸스데이의 유라와 민아, 비스트의 이기광, 장현승, 윤두준을 들 수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걸스데이의 두 멤버가 동덕여대로, 비스트의 세 멤버 모두 동신대로 진학, 같은 대학교 선후배 관계이다.

 연극영화학과의 경우 여러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을 그 사례로 들 수 있다. 소녀시대 멤버 중 4명인 윤아(동국대), 서현(동국대), 유리(중앙대), 수영(중앙대)이 연극영화학과로 진학했다. 또 빅뱅의 탑(단국대)과 태양(대진대), 틴탑의 니엘(성결대), 에프엑스의 루나(중앙대)가 연극영화학과를 선택했다. 실제 이들은 정극 연기에 도전한 경력들도 있다. 

 포스트모던/실용음악학과의 경우 JYJ 박유천(경희대), 포미닛 전지윤(경희대), 비스트 용준형(동신대), 양요섭(동아방송예술대) 등을 들 수 있다.

 아이돌들이 진학한 학과들을 분야별로 나누어 보았다.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연극/영화/방송, 음악 계열의 학과가 압도적이지만 그 외 경영이나 이공, 어문학과 출신이 많은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아이돌이 다니고 있는 학교 & 학과는 어디일까? 아이돌들이 진학한 대학교와 학과를 조합해서 살펴보면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출신이 20명으로 가장 많은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글로벌사이버대학교의 방송연예학과(18명), 동덕여자대학교의 방송연예학과(16명)가 이어졌다. 상위 8개 중에 대부분의 과가 연극/영화/방송, 음악 계열인 것 외 경희사이버대학교의 문화예술경영학과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2. 아이돌, 대학을 넘어 대학원으로 가다!

 공부에 대한 열정까지!  대학을 넘어서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는 아이돌도 있다.

 아이돌 656명 중 대학원 진학자는 총 46명으로 대부분 음악이나 영화, 연기, 경영과 관련된 학과에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아이돌 보이 그룹의 멤버들이 단체로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단체 대학원 입학으로 유명한 그룹은 대표적인 그룹으로 HOT, 신화, 슈퍼주니어 등을 꼽을 수 있다.

 한편, 90년대 여성 아이돌의 다수가 석사 과정에 진학한 사실도 눈에 띈다.

 코요태의 신지, 핑클의 이효리, 잼의 윤현숙, 룰라의 김지현 모두 대학원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석사에서 멈추지 않고 박사 과정에 도전하는  아이돌도 있다. 슈퍼주니어의 예성, 신동(인하대학교 대학원 문화경영학), 이특(가천대학교 대학원 국제상학)이 그 예에 해당한다.

3. 대한민국 평균과 다른 아이돌들의 대학원 진학, 왜?

 그런데 대학, 대학원을 진학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데이터를 살펴보며 한 가지 특이한 점을 확인 할 수 있다. 그것은 걸 그룹의 진학률이 보이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아이돌의 대학 및 대학원 진학률을 살펴보았다. 19세 이상의 아이돌의 대학 진학률을 살펴보면 남성 아이돌(223명, 68.2%)의 진학률이 여성(169명, 55.41%)보다 훨씬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대학원 진학률을 보면 아이돌 성별에 따른 진학률의 차이가 더 커지게 되는데, 걸그룹의 대학원 진학률이 3%(10명)에 지나지 않는 반면 보이그룹은 무려 11%(36명)에 이른다. 더군다나 여성 박사로 진학하는 걸그룹 멤버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아이돌과의 비교를 위해서 일반인 대학생들과의 재학율을 살펴보았다. 일반인의 경우 대학의 전 계열로 진학하는 여성은 846,842명으로 40%에 불과하지만, 예체능 계열 학과만 살펴보면 여성이 54%로 남성보다 훨씬 높은 재학률을 보인다. 
 대학원의 경우 여성의 재학율은 더 높게 나타난다. 전계열에서 여성이 51%, 예체능 계열만 보면 65%에 이른다. 이는 아이돌의 대학,대학원 진학률과는 반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다면 왜 대한민국의 평균과 달리 남성 아이돌의 대학 및 대학원 진학률이 여성 아이돌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추측해 볼 수 있는 이유로 남성 아이돌들의 병역 문제를 들 수 있다.

 현재 병역법에 의하면 4년제 대학 재학생은 만 24세, 석사는 26세, 박사 과정은 28세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아이돌로서의 활동 기간이 짧고 대중의 인기에 큰 영향을 받는 아이돌에게 군입대로 인한 2년간의 공백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일부 남성 아이돌이 대학,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는 이유가 합법적으로 입대를 미루기 위한 임시방편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하나의 예로 모 보이그룹의 경우 멤버 6명 중 5명이 석사 과정에 진학했다가 모두 중퇴를 한 사실을 들 수 있다. 이 중 4명은 군 생활을 마쳤는데 당시 이들의 군입대 연령은 평균 만 29.5세에 이르렀다. 

 물론 이들의 대학원 입학에 대한 진정성은 그들 자신들만이 알 수 있지만, 외부의 시선에서 군 입대를 연기하고자 진학하는 것이 아니냐는 대중의 의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는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바쁜 일정을 쪼개며 공부하고자하는 다른 아이돌들마저 부정적인 시선을 받게 만들기도 한다.

 지금까지 '아이돌 학교에 가다 1화, 2화'에서는 아이돌들의 학업생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다음화에서는 아이돌들의 출신지역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아이돌들의 또 다른 면을 파헤쳐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