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절반의 이야기! - 데이터로 보는 여성
▶ 대한민국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사회생활에 대하여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총 인구 5,144만 6천명 중 49.9%(2,565만 6천명)이 여성이다. 여성 인구 비중은 2000년 이후 점차 증가하다 2039년을 기점으로 50%대에 진입, 남성 인구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남성에 비해 낮은 수준이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16년 기준 52.1%를 기록했다. 높은 교육 수준을 갖춘 여성의 고용도 확대되었다. 여성 전체 경제활동인구 중 ‘대졸 이상’의 비중은 2013년 이래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 그간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던 ‘고졸’을 앞섰다. 남성의 경우 동일한 현상이 2009년에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남성에 비해 늦은 시점이지만 높은 교육 수준을 받은 여성의 사회 활동이 왕성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 안에서 여성은 어떤 모습일까? 여성의 사회 활동 규모가 확대되어 온 것은 사실이나, 실제적인 어려움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여성이 사회 첫 관문을 통과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 동안 준비 하는지 확인해 본 결과, 2007년에 비해 2017년 대학 졸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5개월 증가(37개월→ 42개월)했다.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한 통계청의 설문조사 응답 항목 중 유일하게 ‘3년 이상’에 대한 응답률도 증가(6.1%→6.8%)했다. 1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여성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까지의 상황은 더욱 녹록치 않았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어려운 취업 후의 상황은 나아졌을까? 첫 일자리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이던 남녀의 근로형태(계약 여부에 따른 비중, 시간제 근로자 비중)는 전체 근로자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눈에 띄는 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수준을 보이며,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 역시 남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과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64%(2016년 기준) 수준에 그쳤으며, 자신의 전공을 살린 직업을 가진 여성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의 비중이 높았다. 단순한 근로 환경에 대한 어려움뿐만 아니라 이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육아부담’, ‘사회적 편견 및 관행’도 있다. 통계청 사회조사(2015)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연령이 낮을 수록 ‘사회적 편견 및 관행’, 연령이 높을수록 ‘ 가사 부담’을 취업 장애 요인으로 손꼽았으며, 30대 여성은 ‘육아 부담’을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의 응답율(65.4%)로 답했다.
▶ 가정과 일 사이에 선 여성의 선택에 대하여
사회 생활을 하는 여성에게 가정과 일은 양자택일의 선택지와 같다. 여성의 절반 이상은 ‘가정일과 관계없이’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결혼이 사회 활동의 제약 조건이 되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기혼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차이는 30.9%로 미혼일 경우에 비해 약 17.2배 높다. 뿐만 아니라 결혼으로 시작해 임신·출산·육아라는 일련의 일을 하게 되는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지는 것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입장의 여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늦어지는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과 낮아지는 혼인율을 통해 결혼에 대한 여성의 입장이 현실에 반영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소셜상 ‘혼자 살기’ 키워드에 대한 여성의 관심도 늘어났다. 여성으로서 ‘아내’ 혹은 ‘엄마’가 되기보다 ‘자신’에게 집중하고자 하는 여성의 변화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사회와 여성,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하여
여성은 사회에서 남성과 동등한 주체로서 역할을 하길 원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사회적 약자로서 편견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최근 여성에 대한 혐오나 멸시 또는 반여성적인 편견(위키피디아)을 뜻하는 ‘여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뿐만 아니라 안전에 대한 불안 역시 여성이 감당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여성 2명 중 1명은 야간 보행시 두려움을 느낀 곳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10명 중 7명은 범죄 위험에 대한 불안을 이야기했다.
데이터로 본 우리 사회 여성의 모습은 사회 속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역할을 다 하려 애쓰는 동시에 열악한 근로 환경, 가정과 일의 양립, 사회적 편견과 위험 요소가 존재하는 상황에 있으면서,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변화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결혼과 취업에 대한 여성의 인식 변화가 대표적이다. 최근 출판계에는 한국 사회 내재된 성차별의 실체는 보여주는 페미니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베스트셀러로 장기간 흥행하고 있고, 얼마전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여자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와 남녀 간 뜨거운 논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놓고 여성 혐오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어쩌면 이와 같은 일들은 ‘여성’ 자체에 대한 관심이 뒤늦게 표면화되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성(gender)에 대한 다양한 이슈가 언급되고 논의되는 가운데 갑론을박 하느라 다소 시끌벅적하더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사회 안에서 각자의 역할과 모습에 대해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Data source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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