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1화 : 5000만이 선택한 슈퍼리치, '좋아요'는 누구?
헤럴드경제· NEWS JELLY 신년기획…국내외 슈퍼리치 15인 빅데이터분석(上)
바야흐로 ‘온라인 평판’의 시대다. 포털 사이트에 몇몇 단어 입력만으로, 과거 실수까지 순식간에 드러난다. 커뮤니케이션의 확산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데이터의 보존은 영원하다. 부호들에겐 기업의 위기관리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상 평판은 ‘회장님’의 일거수 일투족이 웹상에서 공유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고객들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평가받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도 모를 것으로 생각했던 비행기 일등석에서의 무모한 행동이 사법처리까지 이어진 것도 ‘디지털 네트워크’의 힘이다. 그리고 이는 이 시대 부호들이 언제 어디서든 ‘오만’과 ‘독선’을 경계해야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헤럴드경제 특별취재팀은 2015년 을미년(乙未年)을 맞아, 국내외 부호들의 ‘온라인 평판’을 조사했다. 빅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회사인 ‘뉴스젤리’와 공동기획해 진행한 이번 분석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페이스북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 30일까지 연관키워드의 빈도수 조사가 핵심이다. 국내 부호 10인과 해외 부호 5인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는 실제 온라인상 검색 빈도 등을 감안해 선정했다. 검색 자체가 얼마 되지 않는 부호들은 몇번의 검색으로 온라인 평판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삼성가가 이번 조사 대상에 다수 포함됐다. 삼성그룹의 후계구도를 두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대상이 됐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IT 신흥 부호로 꼽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도 들어갔다.
해외 부호 중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회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의 왕자이자 부총리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하 만수르) 의 국내 온라인 평판이 집계됐다.
이들 15인 부호 가운데 가장 검색이 많이 된 이는 ‘만수르’였다. 네이버 검색량 분석 결과 만수르가 검색량 1위를 차지했다. 특히 15인의 국내외 부호 가운데 이건희 회장보다 검색량이 많은 이는 만수르가 유일했다.
이번 조사엔 감정분석도 함께 진행됐다. 예를 들면 성공과 혁신, 만들다 등의 키워드는 ‘긍정’, 잘못이나 이혼, 못하다 등의 키워드는 ‘부정’으로 분석됐다. 네이버의 경우는 검색어와 뉴스, 블로그에서의 언급도 함께 집계됐다.
그 결과, 호감도에서는 해외 슈퍼리치 5인의 긍정 반응이 77%인 반면, 국내 슈퍼리치 10인은 62%로 더 낮았다.
특히 국내에선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성공’ 등 긍정적 키워드가 1만1700건이 함께 언급되면서 호감도 89%로 가장 높았다.김 의장의 온라인 언급량 5만675건 가운데 부정적 키워드 검색은 1411건에 불과했다. 또 ‘성공’이 연관키워드로 뜬 국내 부호로도 유일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도 ‘재벌’이나 ‘비정규직’ 같은 부정의 키워드보다 ‘현대’나 ‘한전부지’ 같은 키워드가 함께 언급되면서 호감도 87%를 보였다.
반면 온라인 상에서 총 2만3021건 회자된 이건희 회장은 병환으로 ‘사망’, ‘없다’ 등의 부정적 키워드 언급이 이뤄지면서, 호감도가 4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주먹’ ‘집행유예’ 같은 부정적 키워드가 2900여건 검색되며 31%의 가장 낮은 호감도를 기록했다.
해외에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86.3%의 호감도로 가장 높았고, 빌 게이츠 MS 창업자가 79.9%로 뒤를 이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만들다’ 등의 긍정 키워드가 함께 언급됐고, 빌 게이츠 창업자는 ‘생각’의 긍정 키워드가 ‘잘못’이라는 부정 키워드보다 3배 이상 더 많이 언급됐다.
가장 언급이 많이 됐던 부호 ‘만수르’의 호감도는 75%였다. 그의 연간 키워드는 아내, 아들, 억, 석유, ㅋㅋ, 부인, 구단주 등으로 구분됐다.
이건희 회장이 거의 모든 국내외 부호의 연관 인물 순위 1위로 집계된 것도 눈길을 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경우, 이건희 회장>정몽구 회장>이재용 부회장>최태원 회장 순으로 연관 언급이 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도 이건희 회장이 가장 연관이 많이 된 인물로 꼽혔다.
다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우 이건희 회장보다 이재용 부회장이 연관 인물 1위였다. 이는 최근 김 회장의 경영복귀와 삼성-한화 간 사업빅딜 등과 연관돼 보인다. 최태원 SK 회장은 김승연 회장이 가장 관련 깊은 인물로 나타났다. 경제사범 이력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온라인 평판은 이슈에 민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관련 인물로 군에 입대한 딸 민정 씨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등 기업 경영 관련 이슈보다도 ‘최민정’ ‘해군’이 많이 언급됐다.
11월 말까지가 조사대상이었지만,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이 이슈가 되면서 추가로 집계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빅데이터 집계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양호ㆍ조현아 부녀의 연관 검색어 언급량은 총 223만6712건에 달했다. 검색어 종류만 지난 한 달간 4만4289개였다. 가장 많이 언급된 연관키워드는 ‘땅콩’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저서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서 ‘데이터 영구화와 당신’이란 제목으로 후기를 남겼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이 기록되고, 만기가 없이 저장되며, 지울 수 없다는 사실을 뒤집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 부호, 그리고 우리 모두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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