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심야교통을 책임지는 ‘올빼미’버스에 대한 3가지 사실
시행 2년차, 서울시 올빼미버스를 아시나요?
주중 2~3일씩 하는 야근 때문에 버스보다 택시를 더 많이 탄다는 A씨. 잠에 취해 택시에 타지만 내릴 때 보이는 미터기에 잠이 확 깬다고….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대리기사를 하고 있는 B씨. 손님을 찾아가기 위해 걸어갈 순 없고, 택시를 타면 남는 게 없다고….이처럼 새벽시간의 이동은 서민의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할 뿐 아니라, 힘들게 번 돈 또한 지갑을 스쳐가게 한다.
1. 19일간의 막차시간 연장과 SNS 소통이 답을 주다.
서민의 새벽 길, 든든한 기사가 되어주기 위해 서울시가 제일 먼저 나섰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심야버스 도입을 검토했다는 서울시, 2012년 연말(`12.12.10~31, 총 19일간) 시내버스 막차시간을 2시간 연장 운행하자, 시민들의 긍적적인 여론이 형성되었고, SNS 등을 통해 24시간 운행하는 버스노선에 대한 건의사항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소통을 강조하던 서울시가 2013년 4월, 심야버스를 시범 운행하게 되었다.
2. 9개의 노선, 밑거름이 되어준 공공데이터
“N26”, “N37” 시범운행 되었던 버스의 번호다. 무슨 뜻인가 자세히 들여다 보니 N=심야(Late Night)전용노선을 의미하고, 첫째 자리는 출발권역, 둘째 자리는 도착권역을 뜻한다. 즉, “N26”은 강서구(2)와 중랑구(6)를, “N37”은 은평구(3)와 송파구(7)를 이어주어 동서축과 남북축을 연결해 준다. 이 두 시범노선은 심야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종로, 강남역을 경유하여 운행되었다.
2013년 4월부터 7월까지 진행된 시범노선은 시민들의 든든한 기사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서울특별시는 검증을 끝낸 심야버스의 노선확대를 위해 개방된 공공데이터를 적극 활용했다. 서울특별시는 대중교통데이터(시민들이 이용한 심야택시 승•하차 데이터 500만건)와 KT의 유동인구 데이터(KT 통화량 데이터 30억건)를 결합해 한국에스리 지리정보시스템(GIS)으로 지도상 유동인구 패턴을 시각화했다. 그를 통해 검토중인 노선안과 배차, 정류장을 최종 확정하여 2013년 9월 12일부터 시행되었다.
3. 하루 최대 1천 2백명이 이용, 01~03시간대 승객몰이
정식으로 시행된 지 3개월만인 지난 11월 발표에 따르면, 50일동안 총 30만 4천명, 하루 평균 6079명이 이용했다. 이는 하루 평균 버스 1대 당 138명이 이용한 셈으로 주간에 운영되는 일반 시내버스 1대 당 일 평균 이용승객 110명과 비교하면 25%이상 많은 수준이다.
요일별로는 ‘불금’의 영향인지 토요일 새벽에 승객이 가장 많았고, 시간대별로는 01~03시 2시간동안 전체 승객의 55.2%가 몰렸다. 00~01시와 04~05시는 이용수요가 비교적 적은 편인데 그 이유는 지하철, 시내버스 등 다른 대체 교통수단이 다니는 시간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승객은 일반 직장인이 64.6%로 가장 많았고, 대리운전 기사는 23.5%로 적지 않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었다.
통계를 통해 알 수 있었던 사실은 운행거리와 지하철역 경유, 종로와 강남 경유 여부 등에 따라 이용률이 차이가 났다는 점이다. 즉, 승객이 평균 이상인 5개의 노선은 운행거리가 70km 이상으로 길었고, 지하철역 또한 20개소 이상을 지나고 있었으며, ‘종로’ 또는 ‘강남’을 경유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제 햇수로 2년차, 우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할 때이다.
첫 스타트는 좋았다. 심야버스가 심야 시간대 시민 이동의 불편을 일부 해소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인지 택시승차거부 신고건수가 전년 대비 8.9% 감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끝까지 ‘좋’으려면 ‘좋’은 소리만 들으려 하지 말고, 더 발전해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서울시가 2004년부터 시내버스 이용활성화와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실시한 준공영제로 인해 시내버스의 적자를 메워준 재정지원금액은 2012년에만 1조 7661억원에 달한다. 그 핵심 요인으론 시내버스의 적자에 대한 재정지원이 되어 버스회사가 이용률이 저조한 버스도 노선변경이나, 폐지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심야버스의 경우도 01~03시간대에 이용률이 집중되어 있어, 그 외의 시간대에선 노선에 따라 적자의 여지가 있다. 더 이상의 세금낭비를 막으면서도 초기단계의 심야버스를 잘 정착시키려면 능동적인 태도로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한 배차간격과 이용 시간대 조절이 필요하다고 본다.
초심으로 돌아가 시민들의 소리를 통해 탄생할 수 있었던 심야버스가 앞으로도 새벽길, 시민들의 고단한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들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주고, 현명하게 운영하여 앞으로도 올빼미족을 위한 날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데이터 출처
- 서울시
교통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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