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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업계의 거물, 네이버와 구글 사이의 차이점?

구글과 네이버는 공통점이 많다. 반면 뚜렷한 차이점도 있다. 바로 외부 회사를 인수하는 양이다. 이 차이는 어떤 효과가 있고 왜 발생하는지 알아보자.

 

네이버와 구글, 출생까지 닮은 점이 많다.

네이버와 구글이란 회사는 잘 알려졌듯이 두 회사 모두 주요 상품이 인터넷 검색 서비스이고, 출생 지역에서 사용량이 가장 많다. 2013년 기준 한국의 인터넷 검색 중 78%는 네이버를 사용하고, 미국의 인터넷 검색 중 67%는 구글을 사용한다. 두 회사의 온라인 시장 지배력이 막강하다.

두 회사의 출생도 닮았다. 구글이 1998년에 먼저 설립된 후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네이버가 설립됐다. 주식시장 공시는 네이버가 2002년, 구글은 2004년으로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었다. 또 초창기 때 사용자가 더 많았던 각자의 주요 경쟁사 야후와 다음을 앞지른 후 시장을 계속 점령하는 모습도 닮았고, 두 회사의 현재 주식 가격이 3년전 가격의 두 배인 것도 비슷하다.

 

네이버와 구글의 수익률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자동차 업계에서 100만원어치의 차를 팔면 생산비용과 원가 등을 제외하고 남는 이윤이 2만원에서 5만원 정도인데, 네이버나 구글은 100만원어치의 서비스를 판매할 때 마다 21만원에서 35만원 정도의 많은 이윤을 남긴다. 두 회사는 ‘알짜’ 사업과 높은 시장 점유율로 이익을 많이 축적하는 공통점도 가졌다.

 

인터넷 업계의 두 거물 사이 뚜렷한 차이점 하나

그런데 닮아도 너무 닮은 두 회사 사이에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 바로 외부 벤처회사를 인수하는 양이다. 구글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10개 이상의 회사를 인수하고, 그 4년 동안 총 80개의 회사를 인수하였다. 반면에 네이버는 같은 기간 동안 계열사의 인수를 포함해도 인수한 회사는 7개뿐이다.

 

이러한 차이는 중요하다. 바람직한 인수의 경우 인수하는 회사는 참신한 아이디어, 중요한 핵심 기술과 핵심 인력을 확보하게 되고, 인수된 회사는 상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데 필요한 자본을 공급받아 계획을 실현시킬 수 있어 참가자들이 모두 혜택을 본다. 또, 벤처 회사의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면 새 사업으로 거액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벤처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 만큼 유망한 신규사업이 나타날 가능성도 많아진다. 한마디로 벤처창업회사들이 많이 인수될수록 경제에 도움된다.

 

구글이 적극적인 벤처인수의 혜택을 보는 대표적인 예다. 2006년에 50백만 달러 (약 500억원)에 구매한 안드로이드가 2013년에는 모바일 기기 10개 중 8개에 사용되고, 2008년에 인수한 유투브는 현재 10억 사용자를 대상으로 홍보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구글의 CEO 래리 페이지는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펼치겠다는 의사를 보이며 주요 사업과 거리가 있는 보스턴 다이나믹스 같은 로봇기술회사를 8개나 인수하는 등 미래의 새 수입원을 계속 찾아가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벤처 회사들의 매년 매출액 증가율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평균 17.3%일 정도로 9.6%인 중소기업과 11.3%인 대기업보다 뛰어났다. 또 벤처회사들의 매년 매출의 순이익률도 매년 3.3%으로 2.2%인 중소기업들보다 좋고 3.9%인 대기업 수준에 다가갈 정도로 좋은 성과를 보여왔다. 그런데 이렇게 벤처회사들은 새로운 가능성도 제공하고 성장도 빠른데, 여유 자본도 충분한 네이버는 왜 닮은꼴 구글만큼 벤처회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하지 않을까?

 

두 회사의 차이에서 보이는 우리 나라 벤처 현황의 축소판

소극적인 인수활동의 이유를 살펴보면 비단 네이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먼저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뛰어난 회사를 인수하기 보다 핵심 기술이나 인력을 뺏는다는 비판이 있다. 네이버의 경우 외부벤처를 인수하기 보다는  계열사의 설립과 계열사와의 통합이 많다. 기술력이 뛰어난 '미투데이'와 '윙버스'는 동급인 미국 벤처회사들에 비해 헐값인 25억과 22억원에 인수되었다. 또 네이버가 인수한 회사중 ‘쿠쿠커뮤니케이션’은 4년만에, ‘큐브리드’는 2년만에, ‘첫눈’은 1년만에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분리판매 되는 운명을 처했다.

네이버도 사연이 없지 않다. 해외 기업보다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들이 극복해야하는 법률적인 장벽들이 많다. 국내 기업에 적용되지만 해외 기업에 적용되지 않는 법률로 해외 기업에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다. 구글은 해외 서비스라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지 않고, 음란이나 불법 게시글을 모니터링하지 않아도 됐다. 국내 인터넷 회사들은 역차별을 당하는 셈이다.

 

또 대기업이 신규사업으로 확장할 때 ‘골목상권’의 침해를 우려하는 사회적 인식과 언론의 비난에 따른 정치적 개입 때문에 다양한 영역의 벤처회사에 투자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네이버가 2006년부터 성공적으로 운영했던 부동산 매물 중개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엄격한 지주회사 체계의 증손회사 편입요건도 문제이다. 네이버는 해당되지 않지만, 벤처투자에 적극적인 SK그룹의 경우 지주회사체계로 바뀌면서 손자회사의 지분 100%를 꼭 갖고 있지 않으면 처벌되었다. 그러니 인수하는 회사는 벤처의 모든 주식을 사들이는 ‘올인’의 부담을 안고, 벤처회사의 원래 주인들은 주식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

또 인수할만한 벤처 회사가 별로 없다는 입장도 있다. 벤처회사의 수는 매년 11.9%로 꾸준히 늘어나고 벤처캐피털 자본도 12.8%로 꾸준히 늘어났는데, 신규 투자액과 투자 잔액이 벤처회사 증가양과 비슷한 12.8%정도 늘어나 투자할만한 회사는 늘지 않은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벤처회사의 양은 늘어났지만 기업공개(IPO)나 캐피털 투자 혹은 엔젤투자 같은 투자로 신규 자금을 확보하는 경우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1.1%정도일 뿐이었고, 회사 자금의 10% 이상을 빚이나 지원금 아닌 투자로 받은 벤처기업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1.8%일 정도였다.

 

대신 우리나라의 벤처회사들의 49.9%는 정부지원금으로 새 자본을 확보할 만큼 정부에 과도하게 의존한다. 그런데 정부 지원은 순수 투자가 아닌 융자형식이라 창업 후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 주인은 신용불량자가 되기 때문에 참된 도전정신이 배양되기 어렵다.

결국 네이버와 구글의 차이에서 우리나라의 취약한 벤처 생태계가 보인다. 기존의 기업들은 외부벤처를 키우기보다 핵심 기술과 인재만 데려 가거나 같은 기술을 개발하려 하고, 막상 벤처회사들에 투자하려면 정책적 장애물과 사회적인 비난을 받게 된다. 또 벤처회사들은 투자를 받을 만큼 실력을 갖추기 보다 정부의 과도한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사업을 찾는데 중요한 벤처문화의 확립, 이를 방해하는 복학적인 문제를 살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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